제목 김양묵展 :: Painting
내용

『 김양묵展 』

Kim Yangmook Solo Exhibition :: Painting










▲ 김양묵, 찻잔
45.5x53.0cm, Oil on Canvas, 2013








전시작가  김양묵(Kim Yangmook)
전시일정  2015. 06. 02 ~ 2015. 06. 2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
∽ ∥ ∽
미광화랑(MIKWANG GALLERY)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172번길2
T. 051-758-2247
www.mkart.net









● 빈 곳에 조응하는 다완

강선학


외면의 빛이 화면의 깊이가 된 세계, 그것이 김양묵이 보여주는 찻그릇이다. 차 사발, 찻잔, 다완으로 불리는 종류는 도공에 따라 모양도 크기도 색상도, 가마에 불 넣는 솜씨도 다르다. 그 다름이 그릇이라는 단순한 도구를 볼거리의 다양함으로 내놓게 한다. 게다가 계절에 따라 감칠맛 나는 모양이나 색상을 가미한 것을 더하면 차세계의 한 부분을 들먹여야 할 것이다. 그만큼 그것은 가깝고 먼 대상이기도 하다. 가깝다는 말은 흔히 만나는 차와 음다의 일상을 말하고, 먼 대상이라는 것은 그 차 맛이, 그 차 그릇이, 그 차 모임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삶의 깊이와 사람간의 깊이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예사로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것에 미학적 수사가 덧붙여지면서 다도라고 부르는 호사도 없지 않다.






▲ 김양묵, 찻잔
53.0x45.5cm, Oil on Canvas, 2013







▲ 김양묵, 찻잔
53.0x45.5cm, Oil on Canvas, 2013







▲ 김양묵, 찻잔
33.4x53.0cm, Oil on Canvas, 2013







▲ 김양묵, 찻잔
45.5x53.0cm, Oil on Canvas, 2013




김양묵의 차 사발이 우리에게 던지는 것은 텅 빈 것의 경험이다. 텅 빈 곳인 그것은 주어진 캔버스라는 공간과 텅 빈 빈 곳으로 주어진 차 그릇이다. 하나 뿐인 그릇이 놓인 공간, 그려진 차 그릇 몇 배 정도의 크기의 작은 공간에 차 그릇은 중앙을 조금 비껴 놓였거나 좌우로 상하로 조금씩 그 위치를 옮겨 앉은 것 말고는 별다른 움직임도 연출도 없다. 소박하고 조용하다 못해 밋밋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의 한계가 적을수록 그 공간의 움직임은 더 기민하게 느껴지기 마련인지, 그의 그릇들은 서로의 크기와 색상과 위치에 따라 다른 인상들을 만들고 다양한 눈 맛을 안겨준다. 그 눈 맛은 오브제로서 차 사발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빈 공간의 조응이다.

미세하고 미묘한 지점에서 조응하는 공간 경험이 그가 이번에 보여주는 작업들이다. 차 사발의 배경이 되는 색상이나 차 사발의 색상이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하게 다가온다. 그 순간 차 사발은 그 몸을 숙이고 배경 속으로 스며들듯 한다. 때로는 그 배경을 비집고 드러나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이려 한다. 흰색에 흰색, 미색에 미색으로, 붉은 빛과 푸른빛이 드러났다 숨겨지다 하는 조응의 지점들이 그릇 표면이자 화면의 인상으로 구성되고 전개된다. 빈 곳에 대한 그의 시선은 형태와 색상의 반복적 그리기로 그리기 자체를 포기한다. 사물의 구체성보다 그리기라는 반복성이 돋보인다. 그릇에 대응해서 그것을 그리고자 하는 의도를 벗어난다.

분청은 색깔이나 형태가 차 있기보다 비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의 작업은 그런 분청의 느낌이 화면에 조응하는 순간들이다. 그 빛들은 외면의 빛이 내부의 깊이가 되는 전환의 순간이며 내부의 깊이로 표면이 조응하는 순간이다. 사물의 재현보다 사물이 놓인 자리에서 서로를 밀고 당기는 긴장을 만나게 한다. 소재와 구성의 반복, 크기와 색상의 변화 없는 처리, 같은 눈높이로 처리한 사발의 위치, 오른쪽에서 들어와서 왼쪽으로 그림자를 드리우는 조명 등은 작품 전체를 조직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런 장치는 차 그릇의 개별성이나 입체감을 위한 것이기 보다 사물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최소한의 배려로 보인다. 이런 장치는 사실적이 묘사를 통해 하나의 사물을 구축해서 드러내려는 것보다 사물을 중심으로 주위와 하나가 되는 전면화의 추상성에 가깝다. 사물을 평면화 시킴으로써 묘사의 구태의연한 사실성을 벗어난다. 그것은 일종의 입체를 통한 평면의 응시로 화면의 깊이를 만들어낸다. 청자나 기형이나 문양이 요란한 그릇을 선택하지 않고 분청을 선택한 이유도 거기 있을 것이다. 당연히 일상의 경험도 그곳에는 배재된다.






▲ 김양묵, 찻잔
33.4x53.0cm, Oil on Canvas, 2013







▲ 김양묵, 찻잔
53.0x45.5cm, Oil on Canvas, 2013







▲ 김양묵, 찻잔
53.0x45.5cm, Oil on Canvas, 2013




김양묵은 차 사발을 대상으로 재현하려 한다. 그러나 주어진 그릇의 비슷비슷한 형태와 색상에 의한 그리기의 관성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현은 이미 그릇이라는 도구의 생김새나 색깔이나 자태를 옮기려는 것이 아니다. 거뭇거뭇한 거친 태도가 회백색의 색상에 변화를 주고 그 태도가 미끈한 전체에 촉감으로 조응하면서 스스로 잠재된 변화를 드러내듯, 성형자국이 드러나는 기벽의 선들이 기벽의 단조로움을 운동감으로 이끌어가듯 그의 차 사발은 자신 안에서 자신을 변화하고 빈 곳의 깊이로 외부를 감염시켜 나간다. 빈 곳에 조응하는 차 사발이 그곳에 있다. 

 

 
 
김양묵(Kim Yangmook)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역임
사) 한국 미술협회 부산지회장 역임
부산미술협회 이사상 역임
제1회 BFAA 아트 페스티벌 운영위원장 역임

현재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명예교수
부산미술협회 고문
파일첨부
등록일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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