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서상환展 :: Painting
내용

『 서상환展 』

현거 장충열 컬렉션 :: Painting











▲ 서상환, 교회의 죽음, 60x71.5cm, Oil on Canvas, 1979-80








전시작가 서상환(Seo Sanghwan 徐商煥)
전시일정 2014. 12. 23 ~ 2015. 01. 12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9:00(일요일 휴관)
∽ ∥ ∽

미광화랑(MIKWANG GALLERY)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172번길2(민락동 701-3)
T. 051-758-2247
www.mkart.co.kr








컬렉션, 그 고요하고 깊은 마음의 길

김동화(金東華)


여느 보통의 전람회에서와는 달리, 이번 전시에 출품될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한 가지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미광화랑에서 전시되는 <현거(賢居) 장충열(張忠烈) 컬렉션>은 오랜 기간 지역 사회에서 서상환(徐商煥)이라는 한 작가의 작업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품고 그의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수집했던 한 수장가의 전모를 한 자리에서 펼쳐 보여주는, 부산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귀한 수집의 내역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수장가의 애정 어린 후원을 통해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의 작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었고, 그렇게 모여진 작품들은 그 작가의 전체 작업들 중에서도 단연히 가장 빛나는 금강석 같은 모습으로 이제 선명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 서상환, 간구, 26.5x23.3cm, 종이위에 과슈, 1980








▲ 서상환, 간구자들의 무리, 72.5x90.6cm, 판각위에 채색, 1982








▲ 서상환, 개안開眼, 35x27cm, Oil on Canvas, 1979








▲ 서상환, B시인의 얼굴, 41x31.5cm, 판각위에 채색, 1984








▲ 서상환, 부활 후, 29.5x29.5cm, 판각위에 채색, 1980년대




그 노(老)수장가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왕성했던 젊은 시절, 우연히 한 작가를 조우했고 그의 작품에서 남달리 깊은 감동을 느꼈던 듯합니다. 물론 그는 당시에 다른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골고루 구입할 수도 있었고, 돈이 될 법한 인기 작가들의 작품을 부지런히 사 모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묘하게도, 그 한 작가의 예술에 대한 경도나 경모(敬慕)가 아마도 그를 지금의 수집의 형태로 이끌어 온 듯합니다. 이 한 수장가가 장구한 세월에 걸쳐 묵묵히 진행해 왔던 수집의 궤적이 미술을 사랑하는 이 시대의 또 다른 수장가들에게 제시하는 바가 과연 무엇일까를 이 전시를 통해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나, 노경에 이른 그 수장가가 전시장에서 홀로 짓고 있을 그 말년의 표정들을 풍경처럼 한 번 살펴보는 일도 그저 아무 뜻 없는 일만은 아닐 듯합니다.

예술품을 수집한다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요? 그것이 그저 물건을 모으는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재화로서의 물건은 그것이 아무리 값비싼 것이라 해도 결국은 나의 죽음과 더불어 나로부터 격절되고 소멸됩니다. 설령 아무리 많은 물건을 가져 보았다 한들, 그것은 한 때의 소유일 뿐,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유한자에게 그것이 영원한 소유가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예술품이 예술품으로 성립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방식은 물건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표상(representation)으로서 존재하는 방식입니다. 즉 물건으로서의 예술품이 아니라 그 예술품이 한 인생에 부여하는 의미, 그리고 그 예술품을 통해 한 수장가가 음미했던 미(美)에로의 내밀한 여로가 그 예술품이 한 수장가에게 부여하는 궁극적인 의미가 될 것입니다. 자신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던 한 작가의 예술에 마음을 빼앗겨, 그 예술과 함께 같은 길을 걸으며 자신의 인생을 고요히 음미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예술을 접하는 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특권이자 축복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 전시를 보면서 한 수장가가 작품을 수집해 나간 내역이, 또 그 배경으로서의 풍경이, 자본의 풍경이냐 정신의 풍경이냐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것이 정신의 풍경일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그 수집의 결과물들을 통해 형언하기 어려운 심대한 감동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이것이야말로 컬렉션이 가지는 본연의 참 뜻이기도 합니다.







▲ 서상환, 십자가, 61x36cm, 목각위에 채색, 1981








▲ 서상환, 예수와 제자들, 29.5x29.5cm, 판각위에 채색, 1982








▲ 서상환, 예수의 최후, 88.5x40.5cm, 나무판위에 유채, 1979-80








▲ 서상환, 화골, 62.5x43cm, 보드 위에 유채, 1964




오늘 이 전시는 자신이 사랑했던 예술의 길을 소리 없이 고요히 따랐던 한 수장가의 역정을 추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또한 이 전시가 예술을 사랑하고 예술품을 수장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참된 수집의 의미를 일깨우는 귀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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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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