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빛2016 - 김화람展 :: Installation
내용

『 빛2016 - 김화람展 』

제16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 김화람, GOT PURPOSE
Stainless Steel, Acrylic, Convex Lens, LED
132x32x147cm, 2015









전시작가 ▶ 김화람(Kim Hwaram)
전시일정 ▶ 2016. 11. 30 ~ 2017. 02. 26
초대일시 ▶ 2016. 12. 01 PM 5:00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8:00(월요일 휴관)
∽ ∥ ∽

광주시립미술관(Kwangju Museum of Art) 1, 2전시실
광주시 북구 하서로 52
T. 062-613-5392~4
www.artmuse.gwangju.go.kr









● 화택(火宅) ADIPTAGARA

★안규식(수원아이파크미술관 학예팀장)


김화람이 이 전시에서 던지고 있는 이슈는 ‘火宅(화택)’이다. 이는 최근 혼란스런 국내 정세에 부합한 부분이 있어서 그의 작업이 이 주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火宅’(범어 adiptagara의 번역)은 법화경 비유품에 등장하는 문구, 三界無安 猶如火宅(삼계무안 유여화택), 다시 말해, 괴로워하면서도 괴로워한다는 그 자체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불타는 집에 비유한 것으로,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이 재미난 놀이에 빠져 불이 일어남을 알지 못하고 점점 죄어오는 운명도 모른 채 즐거워하는 아이처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작업노트에서도 밝혔듯이, 작가는 ‘화택’의 메시지를 미시적 혹은 거시적 차원에서 작품으로 가시화한다. 즉, 최근에 겪은 개인적 경험과 이를 확대해서 본 사회와 세계의 작동방식을 이 비유로 해석해 보려는 것이다. 그런데, 언뜻 이 문구가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적절한 지 의문이 드는 것은, ‘불(火)’이 가지고 있는 폭발적 뉘앙스, 그리고 욕망으로 압축되는 화택의 전언이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작품의 외양과 유리, 거울, 철, 아크릴판 등 사용된 주재료에서는 읽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의 작품은 형태적인 면에서 보자면 미니멀리즘 계열의 조각으로 분류되기 쉽다. 요컨대 그의 작품은 내용과 형식이 유쾌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작가의 의도인지, 아니면, 방임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기에,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 불일치를 어떻게 이해해야하고 어떻게 해소해야 될까.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조각의 양식적 맥락 안에서 작가 김화람의 작업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근본적으로 그의 작업은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에서 출발했으며, 박사학위 청구전에서 스스로 밝혔듯이, ‘빛’, ‘개념’, ‘환영 공간’ 등 소위 후기 현대조각의 미학적 맥락에 관한 천착의 결과물이었다. 그의 비 물질성에 대한 집중은 2000년대 초반에 절정을 이루었는데, 당시 ‘태움’, ‘연기’와 같은 실험적 제재의 사용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그의 작업에 물성과 재현의 제스처가 다시 아른거린다. 유리와, 철, 아크릴판과 같은 존재감이 강한 재료의 등장과 계몽적 인상이 강하게 풍기는 작품 제목은 과거 그가 주목해 온 비 물질 조각과 단절된 것처럼 보이게 한다. 이러한 불연속의 단초는 추측컨대 최근에 겪은 작가의 개인적 체험에서 유발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코 만만하지 않는 삶의 무게와 고초는 작가로 하여금 세상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싶은 욕망을 추동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전언의 힘은 가시적인 물성을 토대로 할 때 강하게 표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가 전언의 힘을 더하기 위해 구상조각으로 전향할 순 없었을 것이며, 현재의 작업방식은 그간 추구해온 작업의 형식적 일관성을 최소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보여 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두에 가졌던 내용과 형식의 불일치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물론 혹자는 내용과 형식의 연결고리가 포스트모던 이후의 미술에서 무의미해졌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예술작품의 형식과 내용을 동일한 틀 안에서 보려는 모던적 사고는 오히려 그의 작업을 독해함에 있어 선입견으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






▲ 김화람, SERVE•VANITAS•FETISHISM•EMPTY
Acrylic, Glass, Half Mirror, Silver Coating, LED
210x30x180cm, 2015




결국, 모더니즘 미술양식에 계몽적 메시지를 입혀서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 이것이 김화람이 ‘화택’이라 명명한 본 전시에서 찾은 출구가 아닐까. 서구의 미술 형식을 빌려왔지만, 그 속에 편입되거나 함몰되지 않은 채, 스스로의 표현방식을 찾음으로써 예술적 탐구를 지속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작가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일 수도 있겠다. 이제 서두에 가졌던 의문이 슬슬 풀리기 시작한다. 미니멀리즘의 형식과 동양적 사유의 조합. 이 양태가 가장 잘 드러나고 있는 작품이 <SERVE•VANITAS•FETISHISM•EMPTY>이다. 유리와 거울, 아크릴판으로 구성된 기념비적 조각형식의 이 설치작품에서 눈앞에 현전된 물성의 강한 존재감과 예기치 않게 점멸되는 텍스트 ‘Vanitas(虛(허))’와 ‘empty(空(공))’는 서로 대조된다. ‘허’와 ‘공’, 이 단어들은 영어로 표기되었지만, 이미 동양적 사유의 궤적 안으로 들어와 있음이 확인된다. 뿐만 아니라, 물성과 개념, 채움과 비움, 현실과 가상, 물리적 세계와 정신적 세계 등의 이분법적 구도는 서구적 인식하에서 이해되기 힘든 동양적 사유의 결과임을 다른 국내의 기성작가들에서 익히 보아 온 터다. 이에 비해, <MONEY•POWER>는 보다 노골적으로 계몽의 메신저 역할을 담당한다. 위 작품에서 점멸되는 단어 fetishism(물신숭배)를 강조한 것으로 미국주도하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의 힘을 상기시키고 있다. 그런데, LED의 점멸에 의해 보여 지는 1달러 지폐는 그냥 즉물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뿐, 더 이상의 전언이 없다.

한편, 계몽적 의도가 진하게 풍기는 작품 <GOT PURPOSE>는 반전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작품 양 쪽 끝에서 푸른색과 붉은 색의 LED가 점멸된다. 청과 적의 불빛은 낮과 밤, 남과 여, 우익과 좌익 등 이분법적 구도의 중의적 상징으로, 쏜살같이 지나가는 세월에 대한 경각심이자, 성별 혹은 정치적 갈등으로 삶을 갉아먹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갈등적 단면을 꼬집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반드시 반성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반전된 텍스트를 통해 다시 강조한다. 같은 맥락에서 인류의 문명사가 시작된 이래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철학적 질문을 작품화한 <WHO AM I • WHO ARE YOU>는 불투명아크릴에 점멸되는 텍스트에 집중한다. 앞의 네 작품과 구별되는 <I LOVE YOU>는 작품의 제목은 물론이거니와 내부의 구성요소에서 삶에 대한 강한 긍정의 신호를 읽을 수 있다. 여기서는 덧없음과 물신숭배, 황금만능주의, 무목적적 삶 등 세상에 대한 경고로 가득 찼던 메시지는 없다. 대신 무지개색깔로 변조되는 색의 베리에이션은 작가가 큰 고초를 겪기 전 현실세계에 대해 품었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낸다. 당시에는 세상의 중심에 내가 있었다. 그리고 이 세상은 꿈을 펼칠 수 있는 가능태의 세계였다. 그러나 최근의 역경은 작가로 하여금 세상을 다시 보게 만들었고, 삶에 대한 진중함을 가시화하는데 매진하게 만들고 있다. 작가 김화람은 이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전언을 미니멀리즘의 형식에 ‘화택’이라는 불교의 문구를 입힘으로써 또 다른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김화람(Kim Hwaram)

1975 부산 출생. 현재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 중

2011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 조소전공 졸업
2003 영국 첼시미술대학 대학원 MA Fine Art 졸업
2002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조소전공 졸업

개인전
2015 <ADIPTAGARA 화택>, 마린갤러리, 부산
2014 <FOR GET ME NOT>, A1 ARTSPACE-나고야, 일본
2013 <ACTIVE SHADOW>, 해운대아트센터, 부산
2012 <A&C Art Fair 5th>, SETEC 서울무역전시 컨벤션센터, 서울
2009 <VALUE VALUELESS>, 관훈갤러리, 서울
2008 <YOU WIN>, 미광화랑, 부산 
2007 <COMMUNICATION-REACTION>, 금정문화회관, 부산
2005 <ICON-IDIOM MESSAGE>,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4 <MIND MESSAGE>,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1 <물, 불, 쇠, 흙, 나무>, 갤러리 리,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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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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