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헐 - 방정아展 :: Painting
내용

『 헐 - 방정아展 』

Bang Jeongah Solo Exhibition :: Painting











▲ 방정아, Siamese Twins
Acrylic on Canvas, 90.9x60.6cm, 2012









전시작가 ▶ 방정아(Bang Jeongah 方靖雅)
전시일정 ▶ 2012. 08. 31 ~ 2012. 09. 30
초대일시 ▶ 2012. 08. 31 PM 5:00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9:00
∽ ∥ ∽
아리랑갤러리(ARIRANG GALLERY)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1483번지 센텀Q 111호
T. 051-731-0373
www.arirangallery.com









● 얕은 물, 알 수 없는 깊이

★강선학(미술평론가)


방정아의 이번 작품에는 물이 많이 등장한다. 물이야 태종대를 그리거나 물가를 그릴 때가 많았던 그에게 색다른 소재는 아니다. 그 시기의 물은 생활이나 등장하는 인물의 장소성을 보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작품들에는 물이 다소 관념적이고 엉뚱하다. 물이 가진 근원적 상징이나 다의적 의미를 노리는 것도 아니다. 얕은 물이지만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함, 혹은 알 수 없는 불안 등의 정황으로 다가온다. 물과 더불어 그가 주로 관심을 가지는 여자들도 일상의 여자들이 아니라 독특한 옷과 표정과 제스처를 취한다. 기묘한 상황을 연출하는 그런 쪽이다. 수류관음보살상을 변형한 인물들이거나 멍한 눈으로 물가에 서 있는 형용들이 그렇다.

저수조 계단인지 인위적 수로를 낸 계단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앞에서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기대앉은 여인은 영락없는 관음의 형상이고, 화려한 야경을 배경으로 삼고 옥상난간에 걸터앉은 여인도 수인으로 봐서 관음의 응신이다. 소대가리, 닭대가리, 돼지 대가리를 손에 들고 있는 머리 없는 관음상도 배경의 물로 봐서 수류관음상이다. 종교적 도상은 너무 깊이 생활화되어 관념이라 하기보다 일상의 다른 어법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그것을 두고 관념이라 하는 일이 마뜩찮다. 그러나 이들이 서 있는 곳, 배경으로 보이는 현실경과의 연관으로 봐서 엉뚱하고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그것조차 관념적이다. 一切時(일체시) 一切處(일체처)에 있는 것이 관음의 응신이라, 그리 생각해서 가능한 상황일까.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가는 관음상은 또 무엇인가.






▲ 방정아, 공중부양
Acrylic on Canvas, 130.3x162.2cm, 2012




시멘트 계단식으로 정비된 수로에서 머리를 감고 있는 여인이나 겨울 점퍼를 입고 방한장갑을 낀 채 종아리까지 물이 찬 개울에 서 있는 여인의 모습은 아무래도 어색하고 엉뚱하고 불안하기조차 하다. 머리를 감아야 할 곳도 들어서야 할 개울도 아니다. 그런 곳에 배치된 여인의 정황은 이해 불가능한 어떤 것으로 다가온다.

천정 구조로 봐서 동물원이나 식물원 같은 곳에 조성된 개울가다. 그곳 바위에 의지한 채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려는 여인의 모습은 이채롭고 위험하게 보인다. 게다가 여인이 개울에 손을 담그려 하는데 물속에서 손이 나와 그녀의 손을 잡아 채듯 하지 않은가. 점입가경, 그녀 뒤로 지척의 거리에 호랑이 한 마리가 물가에 서성거리는 모습으로 잡혀 있다. 열대성 나무가 보이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수초들이 무성한 주위에도 불구하고 여인과 호랑이의 등장은 현실감이 없다. 같은 상황의 또 다른 실내장면이다. 석조기둥과 테라스가 있는 정원이다. 테라스 아래로 녹색 물이 흐르고 그 물 속에 여인이 서 있다. 무릎을 넘어서는 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여인의 표정은 무표정하다. 그리고 그 뒤 바싹 붙어선 거리에 호랑이 한 마리가 다가오고 있다. 물속에 서 있는 여인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초점이 없는 눈동자로 서 있을 뿐이다. 급박한 상황인 것 같은데 그녀들은 이런 상황에 아랑곳 않고 그저 그렇게 서 있다. 그리고 이런 정황에 대한 어떤 설명도 정합성도 화면 속에서는 발견할 수 없다. 초현실적이라 하기에는 현실적 배치에 치중했고, 현실에 충실하면서 어딘가 한 곳이 그곳에서 벗어나 있다. 때로 꿈같기도 하고, 환상 같기도 하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조성된 유토피아로 보기에는 턱없이 힘든 장면이다.

물은 인간에게 필요부가결한 것이지만 때로 易理(역리)의 해석으로 殺(살)로 읽힌다.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불안, 곁에 있지만 알 수 없는 위험을 드러내는 것일까. 방정아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현실 이야기는 여기서는 찾아볼 수 없다. 소재들의 이해하기 힘든 병치를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설명 불가능한 장면을 우리에게 던져준다.

천정의 샹들리에 전등의 화사한 이오니아식 문양의 선구조와 장식들이 먼저 눈에 띤다. 그 아래로 붙어서 창틀이 많은 대형 유리창이 보인다. 그 창밖으로는 넘칠 듯 파도가 일어난다. 시선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급하게 시선이 방안으로 되돌아 나오면 방 중앙에 놓인 대형침대 두 개에 가 닿는다. 구겨진 침대시트가 유난히 눈에 띄고 창밖의 파도가 여기서 반복되고 있는 듯하다. 푸르고 거칠게 흐트러진 시트는 파도처럼 일렁이고 포말의 급박한 움직임을 재현한다. 거울에 비친 파도를 보는 듯하다. 방 양 벽으로 놓인 이층 침대에는 느긋하게 눕거나 앉거나 기댄 여인들이 무관한 듯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어딘가 어색한 앉음새다. 그들이 덥고 있는 침대시트 역시 푸르고 구겨져 있다. 방 안에 앉아 있는 데도 불구하고 파도와 감각적 연계를 보인다. 창가로 향한 시선이 침대로 갔다 다시 돌아 나오면 바닥의 지그재그 문양과 창가로 향한 천정의 사선이 방의 구조를 잡고 있다. 단축법이 드러나는 공간은 창을 마주하면서 시선이 멈춘다. 한 벽면을 차지한 유리창 앞에서 평면을 만난다. 방안과 밖의 경계, 평면과 입체가 만나는 그 멈춤, 그 유리창 밖에서는 또 한 번 파도가 가득 찬다.

같은 방 같은데 몇 가지 소품들이 다르다. 이층 침대 위 칸에 누운 여인을 보다 경악의 순간을 맞는다. 맞은편 아래 칸 침대에 호랑이 한 마리가 배를 깔고 누웠지 않은가. 위기상황이라 하기에는 이 정황이 너무 천연덕스럽다. 이런 상황을 급박함, 의지와 무관한 불안 등으로 읽기에는 너무 상투적이다. 그러면 그가 막상 제기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무엇을 읽기 바라는 것일까. 우리는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그런 물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깨고 나면 제자리로 돌아올 꿈의 한 장면일까.

그의 이 작품들은 현실 같은데 어딘가 틀어져서 장소를 벗어나 있고, 현재의 어느 순간이 비틀린 시간으로 제시된다. 환상이거나 꿈같다는 인상은 그런 것에 연유한다. 방정아의 스타일이나 내용으로 봐서 이 작품들은 일상의 반전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사물이나 정황의 병치는 ‘기리꼬’나 ‘달리’ ‘에른스트’를 생각하게 하지만 초현실주의의 감화나 영향이라 보기에는 어딘가 석연찮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얕은 물의 깊이, 잴 수 없는 하찮은 것들의 깊이를 보아내거나 경악하면서 느끼는 온전한 것의 접면에 대한 경험이 아닐까. 이 엉뚱하고 우발적인 현실 앞에서, 그것이야말로 현실이라는 것이다. 부조리한 것들이 엄연한 현실로 드러나는 그런 순간의 경험.

이런 작품 사이에 그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일상의 표정들, 일상에서 얻어내는 삶의 신고와 냉소, 혹은 해학적 어투를 보여주는 작품이 있다. 스포츠 댄스 강습인가. 겨우 들어설 수 있을 듯 한 좁은 공간에 남녀가 붙어서 있다. 조금 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손을 잡고 몸을 돌리고 하기에 너무 좁은 듯하다. 천정의 알록달록한 문양이나 남자 상의의 무늬는 어딘가 겉돌고 부화하기만 하다. 붉은 바닥에 회색 천정, 넑고 긴 창, 벽면에 따라 놓인 헬스기구들, 역기를 들려고 허리를 숙인 남자의 벗은 등, 짧은 바지, 분홍색 실내운동화, 이두박근을 단련하는 기구를 당기고 있는 당당한 체구의 남자, 허벅지 근육을 올리는 기구에 반쯤 들어난 허벅지, 알 수 없는 별도 공간 안에서 줄을 당기는 남자, 헬스장 안 정경이다. 그런 그들 사이에 덜렁, 검은 모자에 검은 옷을 입고 겨드랑이에 핸드백을 바짝 당겨 붙이고 하이힐을 신고 어정쩡하게 서 있는 여자의 모습, 그것은 아무리 봐도 느닷없는 장면이다. 이 느닷없는 순간, 어색함이 보여주는 그런 것이 때로 현실을 읽는 방정아의 태도이다.






▲ 방정아, 숲2
Acrylic on Canvas, 90.9x72.7cm, 2011




짙은 안개에 아랫도리가 묻힌 채 상의 주머니에 손을 깊이 찌르고 서 있는 여인의 모습에는 불현듯 그 곳에 있는 스스로를 목격한다. 그러나 어떤 설득력 있는 정황도 제시되지 않은 채 그녀 뒤로 공장, 주택, 아파트들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파헤쳐져 이미 쓸 수 없게 된 밭고랑 같은 빈 터가 앞에 펼쳐지고 우리가 만나는 것은 안개 속에서 흘깃 보이고야마는 흰옷자락이다. 그녀가 만나는 것은 이런 세계가 아닌가.

현실 같은데 현실 같지 않은, 현실의 정합성을 잃은 상황이 이번 전시 전체를 이끌고 있다. 이 비정합성의 현실재현은 방정아의 현실이해나 인식의 새로운 장면이다. 그리고 붓자국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인물을 묘사함으로써 얻어지는 미묘한 심리적 정황보다 면으로 처리하는 방법상의 차이도 변화의 하나이다. 터치보다 면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 작품은 그의 변화를 더 살펴봐야 할 것으로 남긴다. 그러나 사실과 연출 사이의 미묘한 물음에 현실이 있고, 상가 구석에 번성하는 스포츠 댄스에 일탈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있지 않은가. 그녀들이 발을 담그고 있는 얕은 물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현실의 다른 쪽이 아닐까. ⓒ

 
 
방정아(Bang Jeongah 方靖雅)

199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2009 동서대학교 디자인 & IT전문대학원 영상디자인 졸업

개인전
2012 “헐” 아리랑 갤러리(부산)
2010 동원화랑(대구)
2010 “이상하게 흐른다” 갤러리 로얄(서울)
2010 “아메리카” 미광화랑(부산)
2009 “어둠” 킴스 아트필드 미술관(부산)
2008 “세계” 대안공간 풀(서울)
2007 “너의 매력”(제비울미술관/과천) , 조부경갤러리(부산)
2005 김재선 갤러리(부산)
2004 김승주 소아과(부천)
2003 청년미술상 수상전(공간화랑/부산)
2002 대구 MBC M갤러리(대구) / 열린 화랑(부산)
2001 “무갈등의 시절”(민주공원 기획전시실/부산)
1999 금호미술관(서울)
1996 한전프라자 갤러리(서울)
1993 갤러리 누보(부산)

단체전
2012 face to face (킴스아트필드 미술관/부산), 아트쇼 부산 (BEXCO/부산)
2011 발굴의 금지(대안공간 풀/서울)
2011 부산,익숙한 도시 낯선 공간/영화 속의 부산(신세계 센텀시티 갤러리/부산)
2010 기념비적인 여행(코리아나 미술관/서울)
2010 “빛2010”전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10주년기념(광주시립미술관)
2010 웃음이 난다(대전시립미술관)
2010 남도의 전통주, 스토리를 그리다(광주신세계 갤러리,아트센터 대담)
2010 노란선을 넘어서(경향갤러리)
2010 부산화랑미술제(BEXCO) 대구아트페어(EXCO)
2009 통합 대안예술프로젝트' ATU(상상마당/서울)
2009 현대미술로 해석된 리얼리즘(경남도립미술관/창원)
2009 BlueDot Asia(예술의 전당/서울)
2009 누군들 따뜻한 남쪽마을이 그립지 않으랴(국립현대술관 기획, 장흥 천관문학관등)
2008 민중의 고동 - 한국미술의 리얼리즘 1945~2005(국립현대미술관 기획, 반다이지마 미술관, 후쿠오카 아시아미술관 등)
2008 팝 앤 팝(성남 아트센터)
2008 Daily Life in Korea(태국 퀸즈 갤러리)
2008 언니가 돌아왔다(경기도미술관/안산)
2008 영산강 3백50리 답사기행(광주신세계 갤러리/ 나주 문화예술회관)
2008 여성60년사-그 삶의 발자취(서울 여성프라자)
2008 원더풀라이프(두산아트센타/서울)
2008 "거울아, 거울아- 그림 속 사람들 이야기"(국립현대미술관 어린이미술관)
2007 pop on web(경기문화재단 기획, 웹에서 관객과 상호작용 전시)
2007 도큐멘타 부산 III - 일상의 역사(2007, 부산시립미술관/부산)
2007 달콤한 인생(용두산미술관/부산)
2006 Living Furniture(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해운대 백사장 SK 파빌리온)
2006 Asia Art now (대안공간 루프, 쌈지스페이스, 갤러리 숲 / 아라리오 베이징(중국))
2005 영상작업 '빛과 불 ' 상영(김해가야세계문화축전)
2005 초특가 !부산투어패키지(용두산미술관,프라임병원/부산)(서남학원대학/일본 후쿠오카)
2004 리얼링 전(사비나 미술관)
2004 Negative Power 전-7인의 파수꾼(상 갤러리/서울)
2003 일상이 담긴 미술(대전시립미술관)
2003 예술가와 술(사비나 미술관/ 서울)
2002 하정웅 청년 작가 초대전 빛 2002(광주시립미술관)
2001 현장 '건.너.간.다' (성곡미술관/서울, 광주 롯데화랑)
2001 가족(서울시립미술관)
2000 형상 미술 그 이후-형상, 민중, 일상(부산 시립미술관)
2000 일상, 삶, 미술(2000, 대전 시립 미술관)
2000 시대의 표현 눈과 손(2000, 예술의 전당/서울)
1998 JALLA(동경도 미술관/일본)
1997 놀란 자의식(보다 갤러리/서울)
1996 현실보다 더 지독한 현실(웅전갤러리, 나무 화랑/서울)
1995 움직이는 미술관95'(국립현대미술관 기획 전국 순회)
1995 여성, 역사 -새롭게 보기 혹은 넘1994어서기(가람 갤러리/부산)
1995 Painting& Collection (금호 갤러리/서울)
1995 해방 50년 역사미술전-우리는 어디에 있는가(예술의 전당)
1994 민중미술15년전(국립현대미술관/과천)
1994 나무 아카데미 1994(나무 화랑/서울)
등 100여 차례 기획전에 참가

수상
제13회 부산청년미술상 수상(2002,공간화랑 주최)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등
파일첨부
등록일 2023-01-09
접수상태 대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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